1. AI 기술 발전과 저작권법의 간극

최근에는 ChatGPT와 Midjourney 같은 생성형AI 도구들을 사용하여 전자책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방법을 소개하거나 이를 통해 돈을 번 사람들의 얘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단, 몇 시간 만에 프롬프트를 사용하여 글을 작성하고 그에 적합한 삽화를 그려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미 AI가 만든 창작물이 인간의 작품과 경쟁하고 때로는 이를 뛰어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아래와 같이 정의합니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저작권법 제2조 1항)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보호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기본 원칙입니다. 하지만 AI가 만든 작품들은 이 정의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Midjourney로 그린 그림이 미국 미술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한 사례를 보겠습니다. 작가는 프롬프트만 입력했을 뿐인데, 놀라운 수준의 작품이 탄생했죠. 이런 경우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AI를 개발한 회사? 프롬프트를 작성한 사용자? 아니면 아무에게도 저작권이 없는 걸까요?

2022년 8월,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제이슨 M. 앨런이 생성형 인공지능 (Generative AI)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해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최근 창작 방식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GitHub Copilot은 코드 몇 줄만 작성해도 전체 프로그램을 완성해주고, Claude는 간단한 지시만으로 전문적인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Google의 MusicLM이 텍스트 설명만으로 완성도 높은 음원을 제작합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대부분 기존 창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합니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AI가 학습한 저작물의 권리자들에게는 어떤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작품을 학습시키는 것은 합법일까요?

기존 법체계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AI 창작물만을 위한 새로운 보호체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1. 기존 저작권법의 개정: AI 생성물을 ‘저작인접물’로 보호하는 방안
  2. 특별법 제정: AI 창작물만을 위한 새로운 법적 보호체계 수립

2. AI 생성물의 법적 지위

AI가 만든 저작물을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전 세계적 난제입니다. 2016년 ‘The Next Rembrandt‘ 프로젝트는 렘브란트의 모든 작품을 AI로 분석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의 화풍을 완벽히 재현했지만,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못했죠.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작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한의 창작성’이 요구됩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Feist Publications v. Rural Telephone Service 사건에서 이를 “창작적 독창성의 최소한의 정도(minimal degree of creativity)”로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AI 생성물의 경우:

  • 프롬프트 작성자의 창작성
  • AI 모델 개발자의 기여
  • 학습 데이터 제공자의 역할

이 모든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기존의 창작성 판단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의 사례로 Thaler v. USPTO 판례가 있습니다. Stephen Thaler가 자신의 AI 시스템 DABUS를 발명자로 하여 두 건의 특허를 출원하였으나 특허청(USPTO)은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며 거절하였고 Thaler가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방법원과 항소법원 모두 특허청의 판단을 지지하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에 ‘나라지식정보’라는 회사의 산하 영화 제작사 ‘나라 AI필름’이 제작한 영화 ‘AI수로부인’이 AI가 만든 영화로 저작권을 인정 받았다고 기사를 냈지만 바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낸 바와 같이 “인간이 편집(이미지 등을 선택, 배열 및 구성)한 것에 대한 저작물성(편집저작물)을 인정”하였을 뿐, AI산출물에 대한 저작물성(영상 저작물)을 인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벽의 자리아(Zarya of the Dawn)’ 라는 그래픽노블이 2022년 9월 처음 저작권 등록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미국 저작권청(USCO)이 작가가 미드저니를 사용한 것을 알고 등록에 대한 재검토를 시작했고 2023년 최종 결정에서 텍스트와 이미지의 선정 및 배열만을 포함하는 등록으로 제한했습니다. 즉, 작품 자체에 대해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AI로 만든 이미지, 텍스트들을 선택, 배열, 조정한 것에 대해서만 인정한 겁니다.

새벽의 자리야 표지 (출처: AI코믹북스)

3. 향후 논의되어야 할 지점

산업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이 널리 이용되기 시작함에 따라 저작물의 창작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이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이하 ‘WIPO’)는 2019년 12월 13일 인공지능 관련 IP 정책 이슈 보고서 초안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공공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개시하였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AI가 만들어낸(AI-generated)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부여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세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 첫째, AI에 의해 자동적으로 만들어진 독창적인 어문 저작물과 예술적 저작물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 아니면 반드시 인간인 창작자가 요구되는가?
  • 둘째, AI가 만들어낸 저작물에 저작권이 부여되는 경우에 그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 셋째, AI에 의해 자동적으로 만들어진 독창적인 저작물에 대해서는 별개의 독자적인 보호 체계(예. 상대적으로 짧은 보호기간 인정)를 상정해야 하는가?

또한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새로운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논점이 수반됩니다.

  • 독창적인 저작물을 만들어내는 AI 애플리케이션의 훈련을 위해 이용된 데이터가 저작권 보호 대상인 독창적인 저작물인 경우에 저작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음.
  • 머신 러닝을 위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에 내재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는가?
  • 머신 러닝을 위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에 내재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를 구성한다면, 비상업적인 이용자 생성 저작물(user-generated works)에의 이용 또는 연구를 위한 이용과 같이 제한된 목적의 특정 행위에 대해서는 적어도 예외를 인정하여야 하는가?
  • 머신 러닝을 위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에 내재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를 구성한다면, 텍스트와 데이터 마이닝에 대하여 적용되는 현행 예외들이 그러한 침해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가?
  • 머신 러닝을 위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에 내재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를 구성한다면, 라이선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어떤 정책적 개입이 요구되는가?

WIPO는 Conversation on Intellectual Property and Artificial Intelligence를 통해 계속해서 각국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논의해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요국의 대응 현황과 법제화 논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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