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뉴스레터에서는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저작권법과 간극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이로 인한 법적 소송이나 분쟁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주요 국가의 현황을 공유해 드립니다.
- 미국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2023년도부터 AI와 저작권에 대한 논의를 깊이 있게 해왔으며 2024년 7월 1차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1월에 2차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1차 보고서에서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복제본의 생성과 유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개인의 명예훼손, 사기, 정치적 악용 등의 심각한 문제들을 다루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현행법으로는 무단 디지털 복제에 대한 포괄적인 보호가 어려우므로 새로운 연방법 제정이 필요함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술적 스타일의 무단 복제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 어느 정도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법 제정보다는 기존 법률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할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2차 보고서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생성한 결과물의 저작권 보호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다룹니다. 그리고 결론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저작이 저작권 보호를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입장을 반복합니다. 다만 이 연장선에서 생성 AI의 산출물에 대해 인간 저작자가 “표현 요소(expressive elements)”에 대한 충분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제공하는 구체적인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인간이 작성한 콘텐츠(잠재적으로 편집물로 보호 가능)와 AI가 생성한 자료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것
-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편집하고, 조정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수정한 것
- 사람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본인의 작품(예: 원본 그림)을 입력하고, 그 작품이 출력물에서 인식 가능한 경우, 이 경우 그 사람은 해당 출력물의 일부에 대한 저자가 됨
다시금 정리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전적으로 생성한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인간의 기여가 들어가야 합니다. 저작권으로 보호 받기 위해 인간의 기여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는 각각 사례 별로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프롬프트’ 자체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에 나오는 미국 저작권청의 견해는 아래와 같습니다.
“프롬프트는 본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지시로 기능한다”
“AI 시스템이 출력을 생성할 때 프롬프트를 처리하는 방식을 제어하지 않는다”
“프롬프트는 생성된 표현 요소를 적절하게 결정하거나 시스템이 이를 출력으로 변환하는 방식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롬프트는 사용자의 정신적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지만… 그 아이디어가 표현되는 방식을 제어하지 못하고 사용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고정된 표현으로 변환하는 것을 제어할 수 없다.”
머신러닝 학습 데이터 이용과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Text and Data Mining, 이하 ‘TDM’)에 대해서는 미국은 별도의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는 판례법을 통한 해석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정이용(fair use) 원칙에 따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하 ‘ML’)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복제 행위가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의 성격을 가진다면 침해로 보지 않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하여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소송이 미국 작가 협회(Authors Guild)가 오픈AI(Open AI Inc.)에 건 저작권 위반 소송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작가 협회는 오픈AI의 인공지능 모델이 저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사용하여 학습하였다고 주장하며 전현직 직원들이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픈AI는 그 양이 너무 방대하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오픈AI가 가상 머신 환경에서 훈련 데이터의 원본 파일명 및 폴더 구조를 삭제했다고 주장하면서 증거 은닉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오픈AI는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삭제라고 주장하였으나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마그리스트레이트 판사 오나 T. 왕(Ona T. Wang)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모든 사건에 대한 사실 조사(fact discovery) 기한을 2025년 4월 30일까지 연장하였고 소송은 이에 따라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 소송에서 오픈AI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때 사용되는 논거가 공정이용(fair use)입니다. 오픈AI는 2024년 12월 27일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AI 모델 훈련은 변형적 사용(transformative use)에 해당하며, 이는 학술 연구와 동등한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잠시 저작권법의 공정이용(Fair Use)과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에 대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공정이용(Fair Use)
공정이용은 저작권법의 제한적 예외 중 하나로, 교육, 연구, 비평, 뉴스 보도, 패러디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저작물을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원칙입니다.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에는 저작권 침해의 예외 사유로 공정 이용을 규정하고 있고 아래 4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 이용 목적 및 성격: 상업적 이용인지 비상업적, 교육적, 연구 목적인지 여부
- 저작물의 성격: 창의성이 높은 예술작품인지 사실적 정보 중심인지
- 이용된 부분의 양 및 중요성: 전체 저작물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부분을 인용했는지
- 시장에 미치는 영향: 원저작물의 잠재적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변형적 이용은 공정이용의 평가 요소 중 하나로, 새로운 작품이 원저작물을 단순히 복제하거나 약간 변형한 것이 아니라, 원저작물에 새로운 메시지, 의미, 또는 목적을 부여하여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경우를 말합니다. 즉, 원저작물의 “핵심적인 창작적 요소”를 단순히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창작적 기여가 이루어졌다면 이를 변형적 이용이라고 합니다. 아래 3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 새로운 목적: 원본의 용도와 달리, 새로운 메시지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 창작적 기여: 단순 복제가 아니라 편집, 해석, 비평 등으로 원저작물을 재구성했는지
- 원본과의 구분: 새 작품에서 원본의 역할이 보조적이며, 전체적으로 새로운 창작물이 되는지
이 소송은 올 해 6월에 예비 판결(preliminary ruling)이 나올 예정입니다. 판결 내용에 따라 학습 데이터 사용의 법적 기준, 창작자 보상 체계, AI 개발사의 책임 범위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2. EU
EU 역시 저작권 보호의 핵심 요건으로 ‘창작자의 정신적 창조물’을 요구합니다. 이에 따라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창작물은 EU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는 유럽연합 디지털싱글마켓 저작권 지침(EU Directive on Copyright in the Digital Single Market, 이하 “DSM지침”)에 따른 것입니다. 유럽연합 사법재판소(the 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이하 “CJEU”)는 Infopaq International A/S 대 Danske Dagblades Forening (C-5/08) 및 Eva-Maria Painer 대 Standard VerlagsGmbH(C-145/10)와 같은 사건에서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저작권이 있는 작품에 “작품 저자의 지적 창작물을 표현한 요소가 포함되어야 함”과 “지적 창작물은 저자의 성격을 반영하는 경우 저자의 것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기계적 또는 자동화된 프로세스로는 충족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완전히 자율적인 AI 생성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에 필요한 독창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EU는 ‘인간 창작자의 지적 창조성’을 저작권 보호의 핵심 요건으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는 아래 3대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의도적 선택(Intentional Selection)
AI 출력물 중 특정 요소를 창의적으로 선별해야 함.
사례) 체코 프라하 법원 판결(2024): 미드저니 생성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부인
예외 인정 조건: 색상·구도·스타일 등 구체적 지시가 창작자의 미적 판단 반영 시 - 실질적 수정(Substantial Modification)
AI 출력물의 30% 이상을 창작자가 재구성해야 함
증거 자료 요구: 소스 코드 수정 기록, 레이어별 편집 이력 등 - 체계적 배열(Systematic Arrangement)
AI 생성 요소를 더 큰 창작물에 창의적으로 통합
| 분야 | 창의적 통제권 인정 사례 | 보호 범위 |
| 영상 | AI 생성 배경 + 인간 조명·컬러 그레이딩 | 편집 부분만 보호 |
| 음악 | AI 멜로디 + 인간 화성·리듬 추가 | 편곡 부분 보호 |
| 문학 | AI 초안 + 인간 주제 재구성 50% 이상 | 전체 작품 보호 |
TDM 관련해서는 EU는 AI Act를 통해 이미 규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고 해당 법령 안에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AI 시스템 공급자는 학습에 활용한 저작물에 대한 상세한 요약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닌 일반인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합니다. 특히 Risk 구분 4단계 (지난 뉴스레터 참조)에서 ‘제한된 위험’ 및 ‘최소 위험’에 해당하는 서비스의 제공자는 해당 콘텐츠가 AI에 의해 생성되거나 조작되었을 경우, 이를 알리고, 학습 과정에서 이용한 데이터의 유형과 출처, 큐레이션 방법 등을 AI 사무국과 국가 유관 당국에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허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였습니다.
- 연구기관과 문화유산기관의 과학적 연구 목적 TDM은 권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허용
- 권리자가 적절한 방식으로 명시적 권리를 유보(opt-out)하지 않은 경우, TDM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합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 가능
3. 중국
중국의 경우, 2023년 11월 베이징 인터넷 법원의 Li v. Liu 판결을 통해 AI 생성 이미지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제시하였습니다. 원고는 Stable Diffusion이라는 오픈소스 AI 이미지 생성 모델을 사용하여 150개 이상의 프롬프트를 선택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이미지를 생성하였으며, 법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원고의 지적 투입(intellectual input)과 개인화된 선택(personalized choices)을 인정하여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인간의 창의적 기여가 충분히 존재할 경우 저작권 보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입니다.
또한 2024년 초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AI 기업의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AI 텍스트-이미지 변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캐릭터와 매우 유사한 이미지를 생성한 것에 대해 침해를 인정하고, 손해배상과 함께 키워드 필터링 등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판례들은 EU AI Act와는 다소 다른 접근방식을 보여줍니다. EU가 AI 시스템의 위험도에 따른 규제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중국은 AI 생성물의 저작권 보호와 AI 기업의 책임을 구체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両 법제 모두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주요 국가의 현황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위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 삼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AI기술 가운데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와 기술 혁신 간의 균형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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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사전
디지털 복제: 원본 콘텐츠를 디지털 환경에서 동일하게 복사하여 만드는 것.
프롬프트: AI 모델이 콘텐츠(이미지, 텍스트 등)를 생성할 때 입력하는 지시문이나 명령어.
공정이용: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라도 교육, 연구, 비평 등의 목적이라면 일부 이용이 허용되는 원칙.
변형적 이용: 기존 저작물을 단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나 가치를 추가하여 재창조하는 것.
머신러닝: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여 패턴을 찾고 예측하는 기술.
학습 데이터: AI가 학습하는 데 사용하는 정보(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TDM: AI가 방대한 문서나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
AI Act: 유럽연합(EU)이 AI의 책임과 규제를 정하기 위해 만든 법률.
저작권 보호 요건: 특정 창작물이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준(예: 인간의 창작적 기여).
판례: 법원에서 과거에 판결한 사례로, 이후 유사한 법적 판단을 할 때 참고가 됨.
법적 규제: 특정 기술이나 산업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법과 규칙.
디지털 싱글 마켓 지침: 유럽연합(EU)에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지침.
AI 기업 책임: AI를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회사가 법적으로 져야 할 책임과 의무.
지적 창조성: 창작자가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감각을 반영하여 만든 작품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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