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새로운 도전: 저작권의 진화와 미래 (5) – 음악 창작 패러다임의 변화

AI가 만든 음악, 누가 돈을 벌어야 하나?

최근 TikTok에서 화제가 된 ‘Heart on My Sleeve’라는 곡을 들어보셨나요? Drake와 The Weeknd의 목소리로 부른 이 곡은 1,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곡은 두 아티스트가 부른 것이 아니라 AI가 만들어낸 가짜 음성이었습니다. Universal Music Group은 즉시 “소유권이 불분명하다”며 곡을 플랫폼에서 제거했지만, 이미 세상에 던져진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연 AI가 만든 음악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음악 산업을 뒤흔드는 AI혁명

2024년 AI 음악 시장은 29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62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AI 생성 음악이 2025년까지 음악 산업 전체 수익의 17.2%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 중 하나인 Suno AI는 누구나 몇 분 안에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텍스트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가사부터 멜로디, 심지어 보컬까지 완성된 곡이 나옵니다. AI 음악 플랫폼 Boomy는 이미 1,440만 곡을 생성했고, 82%의 청취자가 AI 음악과 인간이 만든 음악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이 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Suno의 Pro나 Premier 플랜 구독자는 생성한 음악을 ‘소유’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지만, 미국 저작권법상 인간이 창작하지 않은 100% AI 생성 음악은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저작권법 제2조 1항)

거대한 법적 분쟁의 서막

AI 음악의 급성장과 함께 법적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유니버설 뮤직 그룹, 워너 레코드 등 메이저 음반사들이 Suno를 상대로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고의적 저작권 침해”라며 연방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음반사들의 주장은 명확합니다. AI가 기존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무단으로 학습해서 유사한 음악을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용자들이 Suno로 생성한 음악 중에는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나 척 베리, 제임스 브라운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곡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작품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반면 Suno 측은 자신들의 AI가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기타나 피아노처럼 창작을 돕는 악기일 뿐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 논리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YouTube는 2024년 7월부터 완전히 AI로 생성된 음악(수정 없는 오디오 전용)을 수익화 부적격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단순히 프롬프트만 입력해서 나온 결과물로는 창작자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규제의 물결

이런 상황에서 각국 정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빠르게 대응한 곳은 미국 테네시주입니다.

2024년 3월 21일 테네시주 빌 리 주지사가 서명한 ELVIS Act(Ensuring Likeness Voice and Image Security Act)는 AI를 이용해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무단 복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 최초의 법안입니다. 이 법은 2024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며, 위반 시 A급 경범죄로 최대 11개월 29일의 징역과 2,500달러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법안의 이름이 ELVIS인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테네시주는 이미 1984년부터 엘비스 프레슬리의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개인 권리 보호법’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 AI 시대에 맞춰 ‘목소리’까지 보호 범위에 포함한 것입니다.

연방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 마샤 블랙번, 에이미 클로부샤르, 톰 틸리스가 초당파적으로 발의한 NO FAKES Act는 개인의 목소리와 시각적 유사성을 AI 생성 복제물로부터 보호하는 최초의 연방 퍼블리시티권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창작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창작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까요? 현재 법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인정받는 AI 음악 창작의 기준은 사용자의 개입 정도입니다.

단순히 “테크노 음악을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창작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수정하며, 자신만의 가사를 쓰고, 추가적인 악기를 녹음하거나, 직접 노래를 부른다면? 그때는 창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60%의 뮤지션이 AI 도구를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20.3%의 뮤지션이 음악 제작 과정에 AI를 통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AI를 완전히 대체재가 아닌 창작을 돕는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익 분배의 새로운 패러다임

AI 음악의 확산은 기존 음악 산업의 수익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24년 전체 음악 산업 수익이 296억 달러로 4.8% 증가했으며, 스트리밍이 전체 수익의 69%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전망도 있습니다. CISAC(국제 저작권자·작곡가 연맹)은 2028년까지 AI 생성 음악이 스트리밍 수익의 20%, 음악 라이브러리 수익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연구기관 Goldmedia는 더 나아가 적절한 보상 시스템이 없다면 인간 뮤지션들이 5년간 107억 달러의 수익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AI vs 인간의 대립이 아닙니다. 74%의 인터넷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음악을 발견하거나 공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공정한 수익 분배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미래를 향한 균형 찾기

AI 음악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되돌릴 수 없습니다. 생성형 AI 음악 시장은 2023년 4억 4천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30.4% 성장하여 27억 9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 속에서 혁신과 보호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AI가 인간의 창작을 돕는 강력한 도구로 발전하되, 원작자의 권리와 창작의 진정성은 보호받아야 합니다.

RIAA 회장 미치 글레이저의 말처럼 “음악 커뮤니티가 함께 뭉치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테네시주의 ELVIS Act와 연방 차원의 NO FAKES Act는 이러한 균형을 찾으려는 첫걸음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은 AI 음악 생태계의 룰이 만들어지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입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공정하고 투명한 수익 분배 시스템, 그리고 인간 창작자를 보호하는 법적 프레임워크가 조화롭게 발전해야 할 때입니다.

결국 AI 음악의 미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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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사전

Boomy: AI로 음악을 자동 생성해주는 온라인 서비스
CISAC(Con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Sociétés d’Auteurs et Compositeurs, CISAC): 국제 저작권자·작곡가 연맹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RIAA): 미국 음반 산업 협회
Suno AI: 텍스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음악을 만들어주는 AI 서비스
TikTok: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
Universal Music Group: 세계 최대 음반회사 중 하나
텍스트 프롬프트: AI에게 원하는 작업을 글로 설명해주는 명령어
플랫폼: 여러 사용자가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프레임워크: 기본적인 틀이나 구조
퍼블리시티권: 개인의 이름, 얼굴, 목소리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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